2024 목요대중지성 3학기 발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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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동엽 작성일24-09-08 10:36 조회129회 댓글4건본문
안녕하세요. 3학기 에세이 발표 후기를 맡은 3조 이동엽입니다.
지난 한 학기 동안의 공부 성과를 각자의 글을 통해 점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내 인생의 계사전' 이라는 주제로 27명의 선생님들이 공들여 써오신 글들을 같이 읽고 튜터이신 주란 선생님의 코멘트를 받았습니다.9월인데도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아 후덥지근한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각자 큰 산을 넘고 이제 결실을 앞 둔 뿌듯함에 선생님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넘쳤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주란 선생님께서는 "글은 어쨌거나 '소통'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러시면서 주역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붕우를 만나기 어려움과 따라서 오늘 이 자리의 소중함을 강조하셨습니다. 정말 이었습니다. 선생님들 한분 한분의 이야기 속에는 삶의 애환과 고뇌, 절실함이 녹아 있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묵직했습니다. 그리고 주역 계사전이라는 텍스트와 선생님들의 삶의 현장이 만나니 각양각색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계사전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1. 귀한 간접경험
친구분의 죽음을 계사전의 '천하하사하려' 구절과 연결하신 승택샘의 이야기, 어머님을 간병하시면서 겪은 마음속 갈등을 진솔하게 풀어주신 은선샘의 이야기, 점에 의지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과 공부를 통한 극복과정을 쉽게 설명해주신 원주샘의 이야기, 누수로 인한 아랫집 주인과의 갈등 속에서 '동동왕래 붕종이사' 구절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신 은경샘의 이야기 등등 선생님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저의 문제인양 빠져들었습니다. 나라면 과연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픈 기억이라 반추하기 힘들고 또는 부끄러워 드러내기 싫으셨을 수도 있는데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저는 가만히 앉아서 선생님들의 삶을 대신 살아볼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디서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을까요? 귀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했습니다.
2. 진솔한 한문장의 힘
그리고 인상 깊었던 점은 중간중간 선생님들의 글들 속에서 주란 선생님이 짚어주시는 바로 이런 문장이 좋은 문장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승택샘이 친구분과의 마지막 만남을 회상하시며 쓰신 "마른 입에 침을 모아가며 말한다", 수영샘이 아빠에게 못한 효도가 아쉬워 엄마에게 앞으로 잘하겠다고 하시자 어머님이 가만히 웃으시며 말씀하신 "그게 그렇게 돼가니?!", 반복되는 수술로 힘들어하시는 남편분에게 이제는 회복을 채근하지않고 그냥 "지금은 어때? 기분이 어때?"라고 물으신다는 상미샘의 말씀, 죽음 앞에서도 물욕을 놓지 못하는 인간의 본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낸 진숙샘의 담백한 경험 진술 등등. 주란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문장은 모두 담백하고 진솔하고 하지만 가슴을 울리는 그런 문장들이었습니다. 찬란하고 거창한 문장이 아니었습니다.
3. 수양으로써의 글쓰기
이번 3학기 글쓰기 발표를 통해서 감이당에서 이야기하는 수양으로써의 글쓰기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주란 선생님께서 글 자체보다는 글에서 드러난 분위기를 많이 언급하시던 부분이 인상 깊습니다. 마치 글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글을 통해서 그 사람과 그의 삶을 보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참 잘 쓰셨다고 생각한 현아샘의 글에는 뜻밖에도 글이아니라 소재였던 세탁기를 언급하셨습니다. 세탁기 문제가 사실 뭐가 중요하냐 선생님은 민정샘과 같은 발랄한 양의 기운을 북돋을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에게는 글이 미끄러지고 질문을 정면승부하지 않고 자꾸 회피한다고 하셨습니다. 생각해보니 제 삶이 정말 그랬습니다. 갖은 핑계를 댓지만 고시실패의 원인도 집중력부족, 즉 옆길로 샛기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자샘이 경험담 속에서 잘 표현해 주셨듯이 자기가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글쓰기는 자기를 진실하게 보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에는 좋을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할 것이 아니라 우선 좋은 사람이 먼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낙천지명 고불우
저희가 배우고 있는 계사전에서는 역은 만물을 원만하고 완전히 생성시키되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 이 자리도 역의 숨겨진 뜻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희한하게도 이번 발표는 수미상관한 한편의 교향곡 같았습니다. 민정샘의 생기있고 발랄한 낙천지명으로 시작해 복희샘의 덩실덩실 어깨춤의 동동왕래로 끝났습니다. 복희샘께서 글 속에서 언급은 안하셨지만 웃음과 명랑함으로 간접적으로 보여주신 주제는 낙천지명이었습니다. 27분의 선생님들께서 가장 많이 뽑으신 구절은 "동동왕래 붕종이사" 였습니다. 삶의 우여곡절 앞에서 동동왕래하지만 결국에 우리 삶은 낙천지명으로 귀결된다는 역의 뜻이 아닐까요? 앞으로 이어질 4학기가 기대됩니다. 그리고 멋지게 이어가실 선생님 한분 한분의 공부길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끝으로 장장 10시간의 대장정을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으로 이어가시고 적재적소에서 귀한 말씀을 해주신 주란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댓글목록
강적님의 댓글
강적 작성일동엽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정말 꼼꼼하게 그날의 모습을 그리시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짚어주셨^요^^ 선생님의 애정이 듬뿍 느껴져서 읽는 내내 저 또한 목성 도반님들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다크님의 댓글
라다크 작성일전체의 글속에서 한분 한분 떠올리며 녹여내신 동엽샘의 후기가 참 인상적이네요~~! 고맙습니다 ^^
김민정님의 댓글
김민정 작성일3학기 마지막 시간을 멋지게 정리해 주셨네요. 저도 함께 공부하는 한 분 한 분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이 시간을 위해서 한 한기를 보내고 있구나 느껴요. 다음 학기에는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공부보다는 체력 기르기에 집중해 보려고요. (과연? ㅋㅋ) 소중한 시간을 멋지게 기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영옥님의 댓글
김영옥 작성일
동엽샘 후기에 마음이 뭉클합니다
이런 후기를 쓰는 동엽샘은 좋은 사람이 분명합니다!!
저도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넘 좋았습니다. 에세이시간마다 평소에 말을 못 나누었던 학인들의 마음에 닿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