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세미나] 7주차_환각 속에 살거나 이도저도 하지 않거나, 혹은 둘 다거나_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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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당신뜻대로 작성일26-04-27 22:24 조회43회 댓글0건본문
환각 속에 살거나 이도저도 하지 않거나, 혹은 둘 다거나
톨스토이의 『비폭력에 대하여』두 번째 회기를 맞았다. 개인적으로는 간디를 읽을 때보다 훨씬 힘들게 느껴진다. 톨스토이가 글을 어렵게 썼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아직 준비가 덜 됐는데 그는 계속 실천과 변화를 종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자신이 태어난 땅을 이용할 자연스러운 권리를 잃는다. 약탈자에게 법률이 정한 세금을 바치며 온 힘을 다해 일한다(140쪽)'는 그의 주장은 지금껏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 온 '국가'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데, 단순한 나는 '세금을 내지 말라는 걸까?' 하고 생각해 버리고는 이후 닥칠 일을 상상하면서 혼자 전전긍긍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마치 내 머릿속에 들어와 앉은 것처럼 그는 나를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 나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필요한데 그는 적나라하다. 오늘은 유달리 찔리는 부분을 옮겨 놓는 것으로 씨앗 문장을 대신하려 한다.
자신의 이익, 이성, 소망과 대립되는 삶에 대한 인식은 그 모순에서의 탈출구를 찾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예민하고 열정적인 사람은 이 모순을 자살로 해결한다...(중략) 다른 부류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본성과 삶의 모순을 고통스럽게 의식한 나머지, 불완전한 자살, 즉 담배, 와인, 보드카, 아편, 모르핀 등 환각 상태로 만들어 주는 수단을 동원하여 이성을 억누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여러 가지 마약으로 환각의 상태에 이르는 것 외에, 세 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자극적이고 몽롱하게 만드는 오락, 구경거리, 독서, 그리고 그들이 학문이나 예술이라고 부르는 전혀 유익하지 않은 대상에 대한 각종 사색에 열중하면서 자신을 잊으려 애쓴다...(중략)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세대를 이어 그들이 어째서 이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고, 이 모든 삶은 어떤 무섭고 잔인한 실수라는 혼란스러운 의식만을 지닌 채 살다가 죽음에 이른다(165쪽).
이성적인 존재의 삶은 이성과 선의 이상에 따라야만 한다. 그런데 자신을 이성적인 존재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은 폭력과 양립할 수 없는 이성적인 이상을 거부하거나, 혹은 폭력을 거부함으로써 폭력의 생산과 지탱을 멈추거나 둘 중 한 가지를 실천해야만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도 저도 하지 않는다. 쓸데없이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이 짐의 모양을 바꾸거나 혹은 등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허벅지로, 또다시 등으로 옮겨 놓는 것처럼, 사람들은 각양각색으로 폭력을 변형시킬 뿐이다. 그들은 유일하게 필요한 짐 버리는 일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174쪽).
바보 같은 내 모습을 어쩌면 이렇게 있는 그대로 '적시'할 수 있을까. 계속 무언가에 절어 살거나 이도 저도 하지 않고 짐 위치를 바꾸며 살 것인지, 아니면 오로지 하나뿐인 길, '스스로를 상대로 내적 작업을 수행(186쪽)'할 것인지 자꾸 질문을 해 대니 내가 힘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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