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학기 2째주 / 후기 / 뇌천 대장과 허로 / 4조 윤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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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맑을터 작성일26-07-30 12:48 조회34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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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천 대장과 허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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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천 대장(大壯)과 허로(虛勞)
“정(精)이 부족한 경우는 음식으로써 보(補)해준다. 음식은 음(陰)에 속하는 것으로서, 그 근본을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쌀⋅콩⋅과일⋅채소 등과 같이 천연적으로 영양분을 고루 갖춘 음식물이기 때문에 먹으면 음을 보해주는 공이 있다는 것이지, 끓이고 지지고 양념을 하여 치우치게 음식 맛을 낸 인위적인 것에 의지한다는 것은 아니다.”『신완역 동의보감』, 1127쪽 허로의 치료법 가운데, 끓이고 지지고 양념을 하여 치우치게 맛을 낸 인위적인 것에 의지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에 맘이 딱 걸렸다. 저녁 반찬으로 목살 양념구이를 계획했는데, 조리법은 기름에 지진 다음 양념에 조리는 거였기 때문이다. 알아차린 하나라도 바로 바꾸고 싶었다. 공부가 글쓰기나 발제의 경쟁이 아닌 방향으로 가려면 見善則遷 有過則改. 선함을 보면 곧바로 그곳으로 옮겨가고, 과오가 있으면 곧바로 고침뿐이라는 알아차림 때문이다. 이것이 나와 남, 공동체에게 진정한 보태줌[益]이 될 것 같다. 후추와 전분을 톡톡 뿌린 다음 3분 정도 쪘다. 핏물과 불순물이 빠진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간장, 마늘, 매실액, 후추, 참기름을 넣고 끓인 양념에 1분간 조렸다. 전분 덕에 양념이 잘 입혀졌고, 조리 시간도 짧아서 좋았는데, 맛도 그럴 듯했다. 고기는 양기(陽氣)만 보하기에, 오이김치를 곁들여 보완했다.
91세 엄마는 살림의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엄마가 넘어지는 바람에 3월부터 부엌살림을 몽땅 맡게 되었지만, 주인 의식은 모자랐다. 문제는 세 식구밖에 안 되지만, 각자의 입맛과 식사 시간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엄마의 평가에 우울과 기쁨 사이를 왔다 갔다 했고[인정 욕심], 식상 과다 아들의 지나친 먹성에 짜증을 냈다. 곰곰 생각하니, 나는 음식 결정권, 구입권, 요리권 따위를 가진 가정의 주인으로 강함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의 의견은 존중하되,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다. 시위(時位)가.
대장괘의 핵심은 “利貞者性精也”로, 이롭게 함이란 조금도 그침이 없이 씩씩하게 행하는 건(乾)의 정(精)이고, 올곧음이란 어느 한 곳에 치우침이 없이 씩씩하게 행하는 건(乾)의 성(性)이다.『주역내전』, 97쪽.그러므로 대장괘는 아름다운 이로움이 자기 안에 충족되어 있고, 나아가 온 세상에 그 아름다움을 베풀 수 있다. 그러나 대장괘䷡는 음들이 양들의 위에 자리 잡은 채 떡하니 버티고 있으면서 양들과 서로 응함에 대해서는 의심을 내고 있다. 그래서 올곧아야만 반드시 이롭다.같은 책, 848쪽.깔끔하고 알기 쉽게 정리해준 이수진 샘 덕분에 내가 가진 강한 권한이 가족의 건강이라는 올곧음과 이로움을 향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 다만 수진 샘의 글에서 “성은 하늘로부터 받은 본래의 이로움"은 성은 하늘로부터 받은 본래의 올곧음으로, “본래 충만한 성의 이로움”은 본래 충만한 성의 올곧음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니까 리(利)는 정(精), 정(貞)은 성(性)과 짝꿍이다
자기 안에서 떨쳐 일어난[震卦] 강함이 끝까지 잘 쓰이려면 상육효의 간즉길[艱則吉]을 기억해야 한다. 박미정 샘의 요약이 귀에 쏙 들어왔다. 맛이 없으면 아예 숟가락을 놓는 엄마와 맵지 않으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아들 사이에서 나는 不能退, 不能遂, 无攸利, 물러날 수도 없고, 완수할 수도 없으며, 이로울 바도 없는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입맛을 따르자니 동의보감과 어긋났고, 동의보감의 이치를 몰라라 할 수도 없어 갈팡질팡했다. 그런데 간즉길, 어렵게 여기면 길하단다. 물러날 수도 완수할 수도 없음이란 세심하게 살피지 않기 때문인데, 시대적인 맥락과 자신이 지닌 덕성을 살핀다면 허물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고 한다.같은 책, 866쪽.허로로 가기 쉬운 화기(火氣)가 강한 현대 문명과 단맛과 짠맛이 대세인 음식 문화 속에서 어렵게 여기며 길함으로 가는 길은 무얼까?
대장괘는 正大而天地之情可見矣. 거대함을 올바르게 하니 천지의 실상을 알 수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거대함을 올바르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천지의 실상을 알 수가 있으며, 결코 음양의 변함에 의해 미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같은 책, 850쪽.자신의 거대함은 어떻게 생길까? 맹자 선생님에 따르면,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의로움을 집적함[集義]’에 의해 생겨난다고 하였다.같은 책, 852쪽.소인과 군자, 대인과 소인은 구별되나, 시위(時位)에 따라 자신의 거대함을 올바르게 쓸 때 잠깐이나마 군자와 대인의 언행은 가능하다. 대장괘는 큰 힘을 올곧게 쓰기 어려움을 알고, 때의 마땅함을 따름으로 의로움을 모으는 기회로 삼으라고 우리를 응원하는 듯하다. 正大함에 이르는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자리[位]는 주어지지만, 그 자리에서 대인답게 처신할지, 소인답게 처신할지는 그 때[時]의 마땅함을 따르는 선택, 곧 ‘의로움을 집적[集義]’하는 과정에 달려 있다. 구체적인 사건은 날마다 다르지만, 비슷한 것을 반복한다는 기시감[旣視感]이 든다. 비슷한 되풀이에서 벗어나 대인과 군자의 언행으로, 의로움을 모으는 과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공부의 방향을 올바르게 잡는 새로운 하나를 더할 수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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