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의 시련](1)_회상의 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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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정 작성일26-03-04 17:04 조회30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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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종교인류학 과제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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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6-03-04 17: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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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류학](1) - 『미로의 시련』
회상의 시련
2026.3.4. 최수정
『미로의 시련』은 미르치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와 클로드-앙리 로케와의 대화로 이루어진 대담집이다. 내가 느낀 이 대담의 독특한 형식 중 하나는 두 사람의 대담이 주로 엘리아데의 과거 『일기』를 상기해가며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대담은 녹음되고 있었는데, 엘리아데는 스스로 두 사람의 대화가 녹음기로 기록된다는 사실을 일종의 시련, ‘통과의례적인 시련’이라고 생각해 이 대담의 제목을 ‘미로의 시련’으로 정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나에게는 거의 잊고 있던 것들을 회상해 내야 한다는 것이 일종의 시련이고, 또 미로를 헤매면서 길을 찾기보다는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시련이지요. 실제로 미로는 통과의례의 아주 훌륭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모든 인간 실존이 연속되는 통과의례적인 시련과 시험의 연속이기도 하죠. 인간은 무의식적이거나 의식적이거나 의식적인 일련의 통과의례에 의해서 그 자신을 창조해 가는 것입니다. 그 제목이 이 녹음기 앞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표현해 준다고 생각되는군요. 게다가 모든 인간의 상황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해 주고 있어서 마음에 와 닿아요.”(『미로의 시련』, 미르치아 엘리아데, p52~53, 북코리아)
엘리아데에 의하면 인간은 ‘회상’,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시작해야 한다는’ 통과의례적인 시련을 통해 자신을 창조해 가는 존재다. 『일기』를 통해, 녹음기를 통해, ‘앞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시작’하는 대담 형식은 엘리아데가 『미로의 시련』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미 지시하고 있다. 그런의미에서 『미로의 시련』이라는 대담집을 만든 형식 자체가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로의 시련』 내용의 첫 장은 ‘이름과 기원’이다. 이 장에서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이름을 뜻하는 어원이 밝혀지고, 1945년 엘리아데가 거의 마흔 살 때 시작된 『일기』가 클로드-앙리 로케와에 의해 상기되며 엘리아데는 『일기』에 없는 마흔 살 이전의 기억을 구술한다. 그는 일기에 없는 내용을 이야기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출생일, 일기보다 더 앞인 자신의 기원으로 돌아가 시작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출생일보다 훨씬 더 먼 기원을 찾아간다. 두 살짜리 어린아이에게 금지된, 온통 초록색으로 물든 방에서 자신이 문득 포도 안에 있다고 느끼며 ‘이전에 알았던 공간에 대한 향수’(p.23)에 사로잡힌 기억이다. 이때 ‘이전’이란 어떤 때일까? 엘리아데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자신도 미처 알지 못하는 기억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느꼈다.
엘리아데에 의하면 인간은 누구나 ‘이름과 기원’을 갖고 있다. 인간은 이름과 기원의 ‘기억’을 끊임없이 현재에 덧붙여 미래의 자신을 창조해 간다. 저자는 그 기원을 ‘이전’이라고 한다. 그 ‘이전’은 자신의 출생을 넘어 머나먼 신석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녹음기를 틀어 다시 듣는 것처럼, 일기를 다시 펼쳐 그날을 상기하는 것처럼, 인간은 농경이 시작된 신석기로 다시 돌아가 잊고 있었던 ‘이전’의 시간을 떠올릴 수 있다. 그리고 회상으로 발견된 것들을 끝없이 현재에 덧붙여 자신을 창조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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