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인의 형이상학(2)] 빼기로 완성된 다양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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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숙 작성일26-07-01 13:30 조회3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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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기로 완성된 다양체
『식인의 형이상학』 2부에는 『안티 오이디푸스』와 『천개의 고원』에 나오는 다양한 개념들이 펼쳐진다. 『안티 오이디푸스』는 오이디푸스라는 신화로 익숙하지만 ‘안티’가 되면서 전혀 다른 방향의 개념이 그려진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 간의 심리적 콤플렉스 내지는 결핍의 문제가 ‘욕망하는 기계’라는 이론으로 점프한다. 이것을 저자는 “다르게 사유하기”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천개의 고원』에서는 그야말로 다양한 ‘다양체들에 관한 이론’으로 가득한데 인류학을 해방시킬 수 있다는 그 개념들을 더듬더듬 따라가 보자.
18세기와 19세기에 인류학은 자연’과 ‘문화’, ‘개인’과 ‘사회’라는 두 가지 이원론으로 형성되었고, 이것을 저자는 암흑기, 인식론적 감옥의 벽(123쪽)이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이러한 이원론을 깨는 틀이 가능하며 사유 자체, 또는 사유에 대한 관념의 틀이 모두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다양체’이며 “리좀”이 그런 유형의 구체적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리좀적 다양체는 n-1개의 차원으로 이루어진 체계인데 뺌으로서 오히려 펼쳐지고 개념에서 개념으로 서로 타고 올라가 전혀 다른 차원의 ‘탈구조적’ 인류학이 된다.
“리좀”은 구근이나 덩굴식물을 이르는데 이것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고, 수평적으로 줄기에서 줄기를 타고 자란다. 따라서 정해진 틀이 없고 모양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즉 리좀은 유형적이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개별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것을 저자는 이질적 독특성들 사이의 강도적 관계들에 의해 형성된, 중심 없는 격자 체계라고 설명한다(126쪽). 즉 서로 다른 힘들이 부딪치고 엮이면서 영향을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다가 결국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 같은 것이라고 보인다.
다양체에 대한 설명을 조금 더 따라가 보면, 다양체란 하나보다 덜한 빼기에 의해 이루어진체계, n-1개의 차원으로 이루어진 체계이다. 그런데 ‘1’은 통제하는 중심,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중심이 사라질 때 비로소 다양성이 확보되는 것이다. 또한 횡적 복잡성을 지닌 체계(127쪽)로 단일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여럿 그 자체에 고유한 조직화”를 드러내는 체계이다. 즉 리좀의 다양체,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다양체가 리좀으로 비부분론적이고 탈다원적인 어떤 형태를 만든다는 것이다.(130쪽)
다양체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들을 정리하면, 탈초월성, 탈영토화, 도주선, 토테고리 등과 같은 개념들은 모두 연결해서 볼 수 있는데, 도주선은 탈영토화의 개념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고, ‘토테고리’ 역시 정형화된 범주가 아닌, 미분류 상태에서 변화되고 나아가는 것, 즉 탈초월성으로 이해된다.
저자의 설명과 해석을 더 살펴보면, 들뢰즈와 가타리는 『안티 오이디푸스』에서는 결핍을 욕망이라는 생산성으로 변이시키고, 『천개의 고원』에서는 다양체에 관한 탈다원주의적 이론으로 진전 시킨다.(137쪽) 리좀적 다양체는 유형과 개별체라는 일반개념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며, 다양체에서는 관계들이 변이하는 것이 아니라, 변이들이 관계를 만든다고 설명한다.(133쪽)
들뢰즈의 다양체는 인류학에 고유한 새로운 인식 실천뿐만 아니라, 그 실천이 몰두했던 현상까지도 가장 잘 서술하는 개념으로 보인다.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가스트루, 박이대승·박수경 옮김, 『식 인의 형이상학』, 후마니타스, 2018, 1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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