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와 비극>14강 『맥베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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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화 작성일25-07-20 22:28 조회30회 댓글0건본문
와~참 대단하다.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는.
10대에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 안에 실려 있던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쉬는 시간에 읽다가 멈출 수 없어서 수업 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상 밑에 두고 읽었던 책. 그리고 20대에는 영화와 함께 보고 읽었던 책. 기억 속에 아스라이 남는 장면들,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에 대한 기억은 멋있는 남자 주인공과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 그리고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 사랑. 죽음 그리고 멋진 대사를 입으로 되뇌이며 연극 배우가 된 듯 나를 설레게 했던 작품. 그리고 수영 샘과의 뜻밖의 공부로 다시 셰익스피어 작품을 만나고 있다.
맥베스, 이상하리만큼 다른 작품보다 내용이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작품이다. 그러다가 아하,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만났다.
혼령2의 대사 “여자가 낳은 자는 아무도 맥베스를 못 해칠 테니까.”
혼령3의 대사 “버남의 큰 수풀이 던시네인 언덕으로 맥베스를 대적하여 다가오기 전에는 절대 정복 안 될 테니.”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두 예언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몹시 궁금해 하며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셰익스피어가 살아 있을 그 당시 사람들은 얼마나 마음 졸이며 이 연극을 보았을까?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맥베스가 죽음까지 이르는 과정을 보며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연극이 끝난 후에도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을 것 같다. 감동으로 물결치는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해.
맥베스는 마녀에게 왕이 될 사람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그리고 함께 있던 뱅쿠오는 왕을 낳을 사람이라는 예언을 듣는다. 예언을 들은 맥베스는 겸손하게 왕권을 행사하고 덕행이 뛰어난 덩컨 왕을 살해하지 않으려고 갈등도 겪는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왕을 살해하고 왕의 자리에 앉는다. 그토록 원했던 옥좌에 앉았지만 맥베스는 불행 속으로 치닫는다. 왕을 낳을 것이라는 뱅쿠오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를 죽이고 뱅쿠오에게 살인자 누명을 씌운다.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을 죽인 사실을 알고 있는 뱅쿠오마저 죽였으면서도 맥베스는 더욱 불안에 떤다. 향연의 자리에서 뱅쿠오 망령의 환영을 보고, 피흘리며 자리에 앉아 있는 뱅쿠오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어 의자에 앉지도 못한다.
맥베스는 자신이 원했던 것을 얻었으면서도 왜 그토록 불안하게 지내며,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까? 바로 윤리에 대한 강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의식으로는 통제하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윤리다. 맥베스는 가능성으로 주어진 권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의 욕망이 마녀의 예언을 실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죄의식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것이 맥베스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바로 윤리의식이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왕좌를 차지했으나 죄의식으로 분별심마저 잃어 전쟁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아내도 결국 죄의식 때문에 몽유병에 걸려 자살을 하게 된다. 인간의 욕망은 불행을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해결할 방법조차 없는 그것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란 말인가!
만약 내게 가능성 있는 무엇인가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내가 뿌리칠 수 없는 그 무엇은 무엇일까? 아직은 절실한 것이 없는지 잘 알 수가 없다.
다시 읽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햄릿, 오셀로, 맥베스 세 편은 인간의 내면을 너무 잘 표현한 작품이라서 다시 푹 빠져 읽었다. 어느 샘의 말처럼 뒤의 이야기 전개가 어찌 펼쳐질지 기대되어 아껴아껴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다. 세익스피어 작품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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