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탐구세미나] S2 1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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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다크 작성일26-05-03 21:43 조회122회 댓글1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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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 장자 1주차 후기 0503 고은경.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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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6-05-04 07: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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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탐구 세미나] S2 / 1주차 후기 / 20260503 고은경
생사의 갈림길에 선 장자와 빅터 프랭클
감이당까지 걸어오는 길, 남산한옥마을에서는 봄이 꽃 잔치를 풍성하게 벌이고 갓 태어난 새끼오리들은 물레방아 주변을 재잘거리며 아침 햇살을 맞고 있었다. 이렇게 생명력이 넘치는 날, 우리는 죽음을 이야기하러 모였다. ‘죽음 탐구세미나 시즌 2’에서 만나는 도반들과 어떤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호기심 반 긴장 반으로 세미나룸에 들어섰다.
모두 8명, 한 팀으로 이루어진 이번 시즌의 첫 시간, 돌아가며 죽음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선택한 동기를 한 마디씩 이야기했다. 주변인들의 죽음 경험 이후 내 죽음을 대비해야겠다, 죽음과 친근해지고 싶다, 죽음 공부로 삶이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사별 후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으며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첫 시간에 『죽음의 수용소』를 돌아가며 낭독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낭독하면서 혼자서 읽을 때보다 작가가 처한 상황이 훨씬 더 생생하게 느껴졌다.
포로수용소에 갇힌 상황처럼 매일 죽음이 눈앞에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거제포로수용소’에 다녀온 도반은 죽음이 무서워 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또 한 도반은 공군에서 비행 훈련을 받을 때 기절했던 경험이 거의 ‘죽음’을 체험했던 것 같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정신줄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뇌혈관에 이상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은 도반은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예견된 두려움이 죽는다는 사실보다 더 공포스러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내게도 삶에 의미가 없어 ‘죽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내 몸도 죽음을 원하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산에 가서 바위를 탔다. 그때 나는 나의 네 발이 바위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몸은 삶의 의지로 충만’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 생각은 죽음을 원했지만, 내 몸은 전혀 다른 선택을 하고 있었다.
두 번째 시간은 『장자』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장자를 읽으며 무지한 사람과 현자를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 같아 불편했다는 의견, 선악이나 옳고 그름보다 크고 작은 것에 시선을 두고 다르게 보라는 장자의 말이 신박하게 느껴졌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엔 ‘쓸모’에 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요즘 현대인들은 쓸모가 있어야 가치가 있다는 믿음, 무언가를 해야만 존재가 정당화된다는 감각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의심해 본적조차 없는 것 같다.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지만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스스로가 만든 감옥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장자는 ‘곤’처럼 보이는 우리 안에 ‘붕’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곤이 변해 붕이 될 수 있을까?
기저귀를 가는 하찮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붕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것이 장자가 말하는 이분법을 뛰어넘는 것이 아닌가요? 라는 의견, 손이 안 트는 약으로 전쟁을 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빨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일 아닌가요? 라는 의견도 있었다. 집에서 손주를 볼 때, 집에서는 붕이고 집 밖을 나오면 곤이 된다고 하는 도반의 이야기를 들으며 쓸모와 연결이 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붕이 쓸모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취업이 안 되던 시기, 나는 백수로 지내면서 얼마나 자신이 ‘쓸모없다는 생각’에 시달렸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백수지만 잘 지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조건이 전혀 다른 경험이 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중이다.
화가인 아내가 남들의 인정과 돈에 상관없이 그저 그림이 좋아서 그린다는 도반의 말처럼 많은 사람 들이 각자 나름의 삶에 의미를 두고 살아가고 있다. 빅터 프랭클은 의미만 있다면 인간은 어떤 조건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 반면에 장자는 그 ‘의미마저도 벗어나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지금의 난 의미를 붙잡아야만 버틸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 같다. 이것 또한 집착일까?
댓글목록
kong님의 댓글
kong 작성일장자에게는 정말 의미와 가치가 없었을까? 장자의 존재의 의미와 가치는 애쓰지않고 저절로 흘러나오는 것일까? 선생님 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