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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철학의 질문들] 시즌2-3 내기로 시작된 운명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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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andi 작성일25-08-27 16:35 조회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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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이당 / 인도철학의 질문들 / 『블리스로 가는 길』, 『마하바라따 1권』 / 20250826


감이당 세미나실(zoom)에서 마하바라타의 첫 장면이 소개되었다. 두 자매 비나타와 카드루가 내기를 벌인다. 하나는 새들의 어머니이고 다른 하나는 뱀들의 어머니이다. 천마 우차이슈라바스의 꼬리 색깔을 맞히는 내기에서 진 자는 승자의 종이 된다.

카드루는 속임수를 쓴다. 뱀 아들들에게 천마의 꼬리에 달라붙어 검은 털로 보이게 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뱀들은 거부한다. 분노한 카드루는 저주를 퍼붓는다. "너희들은 자나메자야 왕의 뱀 제사에서 모두 불에 타 죽을 것이다"(마하바라타). 뱀들은 이 저주를 피하려 하지 않는다. "운명이 만든 일은 운명이 알아서 할 것"(마하바라타)이라고 받아들인다.

비나타가 내기에서 지자 그녀의 아들 가루다도 함께 뱀들을 섬기게 된다. 가루다는 하늘을 나는 거대한 새로, 신들도 두려워할 만큼 강력한 힘을 가졌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와 함께 종살이를 한다.

여기서 핵심 질문이 제기된다. 다르마는 개인을 속박하는 사회적 제약인가, 아니면 자아실현을 위한 조건인가? 가루다의 선택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어머니를 자유롭게 해달라는 가루다의 청에 뱀들은 조건을 내건다. 신들의 세계에서 불사의 감로수 아므리타를 가져오면 해방시켜 주겠다는 것이다. 가루다는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 이것이 그에게 주어진 다르마이기 때문이다.

가루다가 신들과 싸워 아므리타를 얻는 과정에서 첫 번째 메커니즘인 역할 특화가 나타난다. 그는 자신의 힘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브라만을 삼키려 할 때 브라마가 "그를 먹지 말라. 그는 수행자로서 고기로서 맛이 없다"고 경고하자 즉시 뱉어낸다. 반면 니샤다족은 먹으라는 조언을 받는다. 각 존재는 고유한 기능을 가지며, 그 기능에 따라 다른 대우를 받는다.

두 번째 메커니즘은 본성 실현이다. 결정적 순간에 가루다는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한다. 아므리타를 마셔 불멸이 될 수 있었지만, 그는 그것을 뱀들에게 가져다주고 비슈누의 탈것이 되기를 청한다. 가루다에게 하늘을 나는 존재로서의 본성을 완전하게 실현하는 방법이 신을 모시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뱀들의 반응도 같은 원리로 설명된다. 그들이 어머니의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것과 그 결과로 생긴 저주를 받아들인 것은 모두 자신들의 본성에 충실한 선택이었다. 정직함이 뱀들의 본성이었고, 그 본성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한 것이다.

세 번째 메커니즘은 창조적 적용이다. 가루다가 아므리타를 가져다준 후 속임수를 써서 뱀들이 그것을 마시지 못하게 한 것은 단순한 기지가 아니다. 약속을 지키되 더 큰 질서를 해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 세 가지 메커니즘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역할 특화는 각자의 위치를 명확히 하고, 본성 실현은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며, 창조적 적용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질서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된다.

처음 질문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는가? 개인의 욕망 충족을 자유로 본다면 다르마는 제약이다. 가루다는 불멸의 감로수를 마실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하지만 자아실현을 존재의 본질 구현으로 본다면 다르마는 조건이다. 가루다에게 진정한 자유는 하늘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이었다.

세미나 참여자들의 반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카스트 제도의 억압은 어떻게 설명하나요?" "현실에서는 다르마가 기득권 유지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았나요?"

이런 반박에 대해서는 마하바라타의 가루다 이야기가 이상적 다르마를 보여주는 것이지 현실의 모든 사례를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답할 수 있다. 다르마의 본질과 그것의 역사적 변형을 구분해야 한다. 텍스트에서 브라만조차 "맛이 없다"고 묘사되는 것은 계급 간 절대적 위계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다르마는 제약을 통한 해방의 원리이다. 하지만 이 명제가 성립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각자의 역할이 전체 조화에 기여해야 한다. 둘째, 개인의 본성과 사회적 역할이 일치해야 한다. 셋째, 상황에 따른 창조적 적용이 가능해야 한다.

이 조건들이 충족될 때 각 존재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개인적 완성과 사회적 조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는 자유와 질서, 개인과 공동체의 대립을 종합하는 사유방식으로서, 개인의 자아실현이 사회적 책임과 분리되지 않는 통합적 관점을 제시한다.


 

번외

 

가루다가 종살이를 받아들이면서도 더 큰 자유를 찾았다는 다르마의 역설을 보며, 주자의 소학이 떠올랐다. 주자는 평생의 학문을 완성한 후 60대에 소학을 썼다. 대학이나 중용 같은 고차원적 철학서를 다 저술한 뒤, 가장 기본적인 일상의 성실함을 다룬 책을 마지막으로 남긴 것이다.

이는 가루다가 신적 힘을 얻고도 비슈누를 섬기기로 선택한 것과 구조적 유사성을 보인다.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한 후 오히려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루다에게 비슈누를 모시는 것이 진정한 자유였듯, 주자에게는 일상의 성실함이 모든 학문의 근본이었다.

하지만 차이점도 분명하다. 다르마는 태생적으로 주어진 역할이지만, 소학의 성실함은 의식적 선택이다. 가루다는 새로 태어났기에 하늘을 나는 존재였지만, 주자는 학습을 통해 성실함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또한 다르마는 우주적 질서와 직결되지만, 소학은 사회적 질서에 중점을 둔다. 그럼에도 제약을 통해 완성에 이른다는 공통된 지혜가 두 사상 모두에서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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