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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고미숙의 붓다칼럼 숫타니파타] 7.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2) -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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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5-06-18 13:43 조회1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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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2025-06-16 

[고미숙의 붓다칼럼 숫타니파타] 

7.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2)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

 

걸림 없이, 두려움 없이, 물들지 않고 존재하라

바람처럼, 사자처럼, 연꽃처럼 우뚝 홀로 서서 깨어 있어야
신도 자본도 모두 넘어서 그물과 진흙 벗어나는 혼자의 길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는 존재, 세속을 벗고 자비로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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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는 바람처럼 얽힘을 끊고, 사자처럼 두려움을 버리고, 연꽃처럼 물들지 않고 걷는 당당한 수행자의 길을 제시했다.[AI 생성 이미지]


붓다는 바람처럼 얽힘을 끊고, 사자처럼 두려움을 버리고, 연꽃처럼 물들지 않고 걷는 당당한 수행자의 길을 제시했다. [AI 생성 이미지]
붓다의 도래와 함께 인류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신의 구원에서 인간의 깨달음으로! 그리고 그 비전이 ‘숫따니빠따’에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로 변주되었다. 무슨 뜻인가?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두 발로 서라’는 뜻이다. ‘두 발로 서야’ ‘홀로 갈 수’ 있으므로. 이제 신이라는 의지처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서곡에 불과하다. 우리 안엔 ‘신의 대체물’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를 보라. 자본이 곧 신이 아닌가? 아니, 신의 권능을 압도한다. 신이든 자본이든 거기에 담긴 인간의 갈망은 간단하다. 복락의 영원한 지속! 그에 대한 판타지를 버리지 않는 한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초월자들을 불러들일 것이다. 하여,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기 위해서는 바로 이 경로를 해체해야 한다. 어떻게?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탕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이중표 역주, ‘숫따니빠따’)

붓다에 따르면, 그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으려면 ‘사자가 되고 바람이 되고 연꽃이 되어야’ 한다. 그럼, 사자가 된다는 건 무엇인가? 사자는 새끼 때부터 어떤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와 같이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라는 것.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훈련. “추위와 더위 굶주림과 목마름/ 바람과 햇빛 쇠파리와 뱀/ 이 모든 것을 견디어내”는 것. 다른 하나는 두려움의 근거를 해체하는 것. “어떤 것이든 얻은 것에 만족하면/ 사방 천지에 꺼릴 것이 없”다. 

가장 큰 두려움인 죽음 또한 그러하다. 늘 죽음을 ‘마주하는’ 수행을 하고, 어떤 죽음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이것이 ‘사자-되기’라면 바람이 된다는 건 또 무엇일까? 우리의 생각과 견해를 얽어매고 있는 표상의 그물에서 벗어나라는 뜻이다. 시/비, 호/오, 선/악의 이분법을 비롯하여 스펙과 성공, 스윗홈과 인정욕망 등등 우리는 촘촘하게 짜여진 온갖 프레임 안에서 몸부림친다. 마치 그물에 걸려 펄떡거리는 물고기처럼. 그것들은 관습과 전통, 혈연적 관계를 통해 밑도 끝도 없이 계승된다. ‘처자와 부모, 친구와 동료, 재산과 신분’ 등을 다 떠나라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관계망은 ‘대나무 가지처럼’ 안팎으로 뒤엉킨다. 기대하고 연민하고 애착하다 늘상 갈등과 불화에 빠진다. 그러니 “물고기가 그물을 찢듯이” “모든 결박을 끊어버”리라는 것.

마지막으로 연꽃이 된다는 건 무엇인가? 인간은 왜 그런 결박을 끊지 못하는가? 그것이 주는 쾌락 때문이다. “사랑스런 갖가지 달콤한 쾌락들은/다양한 모습으로 마음을 휘젖는다.” 하지만 쾌감은 짧고 후유증은 길다. 결국 그것은 ‘종기’이자 ‘질병’이고 ‘화살’이 되어 몸에 박힌다. 여기 등장하는 인연담의 주인공은 주로 북인도의 왕들이다. 그들은 주로 식탐, 장신구 등에 탐닉하다 왕비와 부하들에 의해 온갖 불화에 휩싸인다.

현대인들은 그들보다 수백, 수천 배의 쾌감에 물들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 그것들이 어떤 질병과 재앙을 초래하는지를. 이 진흙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쾌락이 초래하는 환멸과 그 무상함을 깨달아 거기에 물들지 않는 것뿐이다. “이전에 느꼈던 괴로움도 즐거움도/ 만족도 불만도 마음에 두지 말고/ 청정한 평정심”을 성취하라.

자, 이렇게 해서 ‘사자가 되고 바람이 되고 연꽃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생명에게 폭력을 내려놓고/살아 있는 어떤 것도 해치지 말라!”

이 또한 인류사의 새로운 이정표다. 신에게 희생물을 바치는 게 추앙받던 시대에, 전쟁과 약탈이 생업이었던 시절에 ‘모든 생명체’와의 공감을 선언한 것이다. “위로 아래로 사방 천지로” “동물이든 식물이든” “길든 짧든 크든 작든 중간 크기든”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먼 곳에 살든 가까이 살든/태어난 존재든 태어날 존재든” “살아 있는 것은 모두 행복하여라!”(‘멧따경’) 오, 이토록 무량한 마음이라니!

붓다는 설하신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당당하게 나아가라. 두려움 없이, 걸림 없이,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고! 그러면 존재는 그 자체로 ‘공감과 자비의 무한한 파동’이 될 것이다. ‘무소의 뿔’경이 전해주는 바람과 사자와 연꽃의 노래다. 

출처 : 법보신문(https://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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