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프기 전 상태로 회복하여 일상생활에서 전혀 불편함이 없고 오히려 팔과 어깨가 예전보다 건강해진 상태이다. 돌이켜보면 병원을 정기적으로 다니며 치료를 받는 방법도 통증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나쁘진 않았겠지만, 내 몸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누구보다도 몸의 상태를 잘 알고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몸의 변화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도 나 자신이기에 주체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주사나 약을 사용하는 방법은 최후로 미루고, 우선 주 3회 재활 운동과 근육 마사 지로 시작해 보았다. 6개월 정도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재활 초반에는 주로 왼쪽 어깨관절 주위 근육을 풀기 위해 가만히 있어도 아픈 팔과 어깨에 자극을 주는 마사 지를 받고 가벼운 아령 운동으로 조금이라도 어깨관절의 가동 범위를 늘이기 위하여 인내심을 가지고 운동을 진행 했다. 평소 싫증을 쉽게 느끼는 편이라 또 그만두게 될 것이 예상되어 최선을 다해 주 3회 운동시간을 거르지 않고 지키려 했고, 운동하는 시간 자체를 하루 생활 안으로 루틴화 하는데 애를 썼다.
원래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 않았던 터라 6개월 정도의 운동은 크게 진전이 없었다. 타인의 힘에 의해 근육을 풀어주면 하루 정도는 순간적 자극으로 혈액순환이 되어 나아지는 듯하다가, 곧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우리 몸은 기혈 순환이 순조로워야 신체 말단까지 산소와 영양공급이 되며, 상처가 났을 때도 혈액 속 치유 물질의 전달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굳어진 근육을 푸는 마사 지와 어깨를 들어 올리고 회전하는 스트레칭을 계속 하면서 점진적으로 좋아지게 되면서는 뭔가 나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도 생기면서 더 적극적으로 운동을 해보려고 집 근처에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달리기는 오장육부의 관점에서 본다면 심과 폐의 운동이라고 생각했고 효과는 혈액순환을 좋아지게 할 것이라는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 했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점이 너무 많았다. 3개월 정도 하고 나니 어깨관절의 통증과 손가락 관절이 부어오른 것도 좋아지는 것이었다. 또 음식을 과식하는 편이라 소화제를 자주 먹었었는데 소화제를 찾지 않게 된 것이다. 달리기가 전신운동이긴 하지만 어깨와 팔의 병증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인가? 의아했다. 그 이유를 4학기 과제를 하면서 찾아보고 알게 되었다.
동의보감에 “팔이 아파 들지 못하거나 통증이 좌우 팔로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잠복 되어 있던 담이 중완 (명치와 배꼽 사이 중간지점)에 막혀서 비기가 운행되지 못하고, 담이 올라와 기와 부딪치기 때문이다. 즉 사지는 비에 속하는데, 비기가 막혀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담이 위로 올라가서 팔을 공격하는 것인 바”(외형편 手 9목)에서 비장의 비주운화(脾主運化) 기능과 사지기육(四肢肌肉) 기능에 대해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된 것이다. 영양분을 신체의 사지말단까지 잘 전달하는 기능이 되지 않으면 팔, 다리에 병이 생긴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자주 등장하는 ‘십병구담(十病九痰)’은 병인의 9할이 담이라는 뜻이다.
우리 몸의 수분대사를 관장하는 곳이 네 곳 있다. 오장육부 중 비주습(脾主濕)의 비장뿐만 아니라 심주한액(心主汗液), 폐주통조수도(肺主通調水道), 신주수(腎主水)로서 심장, 비장, 폐장, 신장 등 간장을 제외한 네 장기가 신체의 습 조절에 관여한다. 이것은 우리 몸의 70퍼센트 정도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의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습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여 정체 되면 담이 생기고 막힌 담이 열을 발생시키며 풍이 생기게 되는 원리이다. 습을 조절하는 비장의 기능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숨 가쁘게 호흡하며 땀을 흘리게 되는 달리기가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