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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쓰기] 정말 어쩔 수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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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6-02-05 09:53 조회1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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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쩔 수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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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은 정 (곰숙씨의 글쓰기공장)

4년 전 중고생 입시학원을 오픈할 때만 해도 등록 상담 문의가 가장 많았던 학년은 대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중3과 고1들이었다. 최근에는 초6과 중1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 시기부터 입시를 무조건 준비해야 한다는 흐름이 대세가 된 것이다. 겨울방학을 앞두고는 중2 수학까지 선행을 마쳤다는 초3~4학년 학부모들이 윈터스쿨 프로그램만이라도 참여할 수 있느냐고 문의해 온다. ‘대치동 4세 고시’가 학군지의 이례적인 사례라고만 여겼는데 조만간 이 흐름을 따라가려는 학부모들이 폭증할 거 같다는 암담한 생각이 든다.

학원을 찾아오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어쩔 수가 없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일류대를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데 이름도 모르는 대학을 나와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는 거다. 결국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직업을 갖기 위해, 너무 이른 나이에 입시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안에는 두 가지 모순이 있다. 아무리 일찍 시작해도 내 아이가 서울대에 갈 확률이 높지 않다는 걸 부모는 안다. 또한 지금 잘 나가는 직업이 앞으로도 유망할지 확신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여전히 ‘어쩔 수가 없다’라는 말을 반복하는 걸까?

어릴 때 의자뺏기 놀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음악이 멈출 때마다 누군가는 자리를 차지하고, 누군가는 자리를 잃는다. 안도감과 불안이 교차하고, 다시 음악이 흐르면 줄어든 의자를 두고 모두는 또다시 돌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의자를 차지한 사람조차 ‘이겼다’라는 기쁨은 잠깐일 뿐 ‘다음번엔 내가 밀리지 않을까’라는 불안감이 올라온다. 승자도 패자도 같은 불안의 원 안에서 돌고 돈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전교 1등인 아이도 불안하게 만드는 입시,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시험, 끝을 알 수 없는 의자뺏기 놀이에서 남는 건 피로와 상처뿐이다.

이 소모적인 질주를 정말 멈출 수 없을까? 똑같은 의자를 두고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는’ 이 놀이의 규칙을 바꿀 수는 없을까? “왜 우리는 모두를 지치게 만드는 이 게임의 규칙을 무작정 따라야 하는가?“ 이 근본적인 자기 질문이야말로 주체적인 삶으로 나아가는 확실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재원 중인 고2 학생이 다니는 모든 학원을 그만두고 스스로 공부해보겠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성적이 좋은 아이였다.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가고 싶다고 했다. 주짓수를 배우며 학원을 다니고 있는 중3 학생은 주짓수 학원 관장이 되고 싶은데 너무 무식하면 안 될 거 같아서 공부를 한다고 한다. 놀이의 규칙을 바꾼다는 건 경쟁을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게 아니다. 남들이 정한 획일화된 규칙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나만의 자율적인 리듬으로 살아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이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순간, 세상의 불필요한 소음은 멈추고, 내 안의 고유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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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규칙을 바꾼다는 건 경쟁을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게 아니다. 남들이 정한 획일화된 규칙을 무조건 따르지 않고, 나만의 자율적인 리듬으로 살아가겠다는 확고한 의지이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순간, 세상의 불필요한 소음은 멈추고, 내 안의 고유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명확해지기 시작한다.

나는 학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새로운 실험을 해보려고 한다. 공부의 이유가 남들처럼 대학에 가기 위해서도,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을 얻기 위해서도가 아니라 ‘나다운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연습’이 될 수 있게 실험해 보는 것이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 획일적인 평가 기준 대신, 스스로 학습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해 보는 연습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학부모와 함께 우리 아이가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아이들마다 각각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별함을 찾아갈 것이다.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라는 핑계는 대지 말자. 이제 모두가 지쳐버린 이 길에서 벗어나, 비록 더디더라도 나만의 길을 과감히 만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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