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낯선 사람과도 곧잘 대화하고 생각을 드러내는 데 주저함이 없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특히 가까운 사람과 이야기하고 돌아설 때 종종 헛헛한 마음이 든다. 말이 많은 탓인가 싶어 말수를 줄여 보려 해도 어느새 수다스러운 본성으로 돌아간다. 대화 끝에 오는 공허함을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말하기에 대한 가르침을 얻고 싶어 『숫타니파타』 에서 말과 관련된 경을 찾아보았다. 붓다의 제자 방기싸는 ‘훌륭하게 설해진 것’에 대한 스승의 말씀을 듣고 아래의 시상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말, 사랑스런 말만을 말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불화를 가져오지 않고, 사랑스러운 것에 대해서만 말해야 합니다.(전재성 역주, 『숫타니파타』, 「잘 설해진 말씀의 경」, 한국빠알리성전협회, 199쪽)
뜻밖이었다. 아첨을 하라는 의미는 아닐 텐데 그렇다면 사랑스런 말은 대체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칭찬과 같이 듣기 좋은 말은 들을수록 우쭐한 마음이 올라온다. 반면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 주는 말을 들을 땐 뛸 듯이 기쁘고 즐겁다. 설령 그것이 입에 쓴 것이라 해도 귀히 여기게 되는데 쓴 맛까지 포장해 준다면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상대의 답답한 지점을 시원하게 긁어주면서도 그를 따뜻하게 응원하는 것이 곧 사랑스러운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