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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일지> 쌀벌레도 생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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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6-06-22 18:24 조회5,9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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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말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 글은 더 하겠지요. 지난 일지(지난 일지 보러가기 링크)에서 저는 우리의 먹거리가 모두 생명이라, 이 생명들을 어떻게 소중하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 어설픈 고민을 했었지요. 그런데 그 어설픈 생각이 얼마나 허술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하는 일이 이번 주에 있었습니다.

 

  희수샘이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현미를 가져와서 현미에 쌀벌레가 많아서 냉동해서 쌀벌레를 얼렸다는 거예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현미를 씻으면서 둥둥 떠 있는 쌀벌레를 하수구에 버리고 다시 씻고 하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그때는 그저 쌀벌레를 잘 골라내 현미만 깨끗하게 남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쌀을 통에 담으려고 쌀 포대 하나를 열었더니 그 안에도 쌀벌레가 좀 보이더라고요. 쌀벌레를 하나씩 고르고 있는데, 기윤샘이 그러더군요. 여름에는 쌀벌레와의 전쟁이죠~”우리는 날씨 좋을 때 쌀 포대의 쌀을 볕에 말리기로 하고, 당분간 쓸 쌀에서만 쌀벌레를 고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골라놓은 쌀벌레를 기윤샘이 어떻게 하지~”하면서 들고 가더라고요. 어디에 놓아줄 생각인 거지요.사실 고르면서 제가 죽였는데 말이죠, 순간 !” 했습니다. 우리에게 먹거리로 도움이 되는 생명은 돌볼 생각을 하면서 쌀을 파먹는 쌀벌레는 해충이니까 당연하게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선과 악이 나에게 이로운가 해로운가로 정해지는 것뿐, 본래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던 스피노자나, 초를 뽑는 제자를 보고 무엇이 잡초고 무엇이 화초인지를 묻는 왕양명이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찌해야 하나요? 저는 쌀벌레를 고이데리고 가는 기윤샘 등 뒤에 대고 몰라, 난 그냥 죽일래.” 오기 부리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습니다. 밥을 짓는 행위 모든 게, 먹는 일 모든 게 참 어렵게 느껴진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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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받는 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보내주신 정성과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 안는 게 그렇게 녹록한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주도 제대로 그 마음들을 받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선물들, 소개해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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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 밥당당을 하러 주방에 들어가 보니, 예쁜 종이 가방이 놓여 있었어요. 식용유 세 병이 들어있었는데, 누군가 살짝 갖다 놓고 가신 것 같습니다. 인사드릴 수 있게 어느 분이 놓고 가신 건지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그래도 혹시 선물 주신 분이 주방일지를 보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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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완샘 부모님께서 직접 농사지으신 붉실농장의 사과즙을 세 상자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청년샘들이 그걸 얼려서 하드처럼 드시더라고요. 요즘 정말 후덥지근하죠. 아주 시원한 간식으로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음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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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디스쿨에서 공부하시는 해숙샘께서 누룽지를, 그리고 보경샘이 뻥튀기를 선물해 주셨어요. 이번에도 일타쌍피’(제가 고스톱 좀 칩니다^^)로 보경샘이 한 번에 두 두 선물 모델이 되어주셔서 함께 소개합니다. 많아도 많아도 반갑기만 한 누룽지, 그리고 속 편한 간식 뻥튀기,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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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곰유니에서 공부하시는 인자샘께서 오랜만에 깨봉에 자습하러 와서 항상 맛난 밥을 먹을 수 있고 친구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주방 성금 10만 원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선생님 말씀에 기운이 납니다. 주방 매니저 하면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많이 받아서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주신 성금, 요긴하게 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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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성에서 공부하시는 영미샘이 수박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희수샘 동생 민서샘(이런 수식어 붙는 것 싫어하시려나~)이 처음으로 모델이 돼 주셨네요~^^ 데뷔 작품에 이런 깜찍한 포즈라니^^ 요즘 기력이 없어 보이는데 영미샘도 수박 같이 먹고 더위 잘 이기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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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고전학교에서 공부하시는 은희샘이 직접 기른 쌈 채소와 손수 만드신 루꼴라 페스토를 선물해 주셨어요. 정말 싱싱하고 신선한 쌈 채소였답니다. 당일 먹고 그다음 날 남은 쌈 채소를 먹는데, 저녁 식사하러 오셔서는 이거 제가 가져온 거예요~” 하시는데, 귀여우셨습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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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람살라와 네팔에서 공부하시는 은영샘께서 라다크의 한 사원 근처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친구분이 선물해 주신 찜빠를 선물해 주셨어요! 아마 카톡으로 그 친구분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요. 표정이 너무 좋아서 특별히 두 개의 사진을 이어 붙였습니다~^^ 짬빠는 콩가루라고 하는데요, 이 새로운 식재료는 어떻게 먹는 것인지 알아봐야겠습니다. 어쩌면 조만간 낯선 음식을 맛보실지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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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희샘께서 손수 기른 깻잎순, 청경채, 배추, 대파 등을 한 상자 선물해 주셨어요. 투박하면서도 다정한 마음이 선물에서도 느껴집니다. 건강한 채소들을 이렇게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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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희샘이 배추 한 상자를 더 보내주셨어요. 지금이 여름 배추 철인가 봅니다. 한동안은 배추 요리가 식탁에 자주 올라갈 것 같습니다. 배추는 정말 언제 먹어도 물리지 않지요! 그래도 다양한 요리법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융희샘 덕분에 올 여름 배추는 실컷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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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글에서 공부하시는 은정샘이 참깨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저도 많이 뻔뻔해져서 주방에 필요한 걸 묻는데, 대뜸 깨라고 얘기를 해버렸어요. 그래서 일부러 시장에서 깨를 사서 선물해 주신 거예요. 어떤 선물도 감사한데, 또 이렇게 마음을 써주시고, 그걸 또 염치없이 덥석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소하게 볶고 빻아서 잘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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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글에서 공부하시는 하영샘이 토마토 한 상자를 선물해 주셨어요. 점심 식사가 마무리되어 가는 풍경이 예기치 않게 사진에 담겨 있네요. 자연스럽게 이날의 디저트가 되었습니다. 정말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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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또 한 주가 지났습니다. 날씨가 꽤 더워져서 불 앞에서 고생하시는 밥당 선생님들께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도 들고요.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게 여름 손님이란 말도 있는데 말이지요~.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생각하며 조금만 힘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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