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일지> 보시는 누구나 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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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감이당 작성일26-07-06 16:55 조회1,01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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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매니저를 하면서 저는 알게 모르게 모두 함께하는 주방일이라지만, 밥당 선생님들께 주방일을부탁하고 고생시킨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좀 죄송한 마음으로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들은 신경 쓰지 않게 준비해 두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양배추나 상추처럼 매일 식탁에 오르는 채소 같은 것들은 바로 꺼내서 내놓을 수 있도록요. 그렇게 준비하는 것에 대해 몇 차례 이야기를 듣고 눈치가 보이긴 했지만, 습관처럼 그 일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한 소리를 들었지요! “같이 먹는 밥을 하는 건데 뭐가 고생이고 뭐가 미안하다는 거냐, 밥당도 하나의 보시인데 왜 보시의 기회를 뺏느냐, 그런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그런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도 주방 매니저의 일이다” 라고요. 할 말이 없었지만, 밥당을 보시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즐겁게 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실까 싶기도 했습니다. 일이 줄어들면 좋아하지 않으실까 하고요.
그런데요, 지난 일요일 밥당을 오신 선생님들이 저의 이 ‘의심’을 탓하듯 밥당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습니다. 나루 토요 글쓰기에서 공부하시는 가람, 가민, 하영 샘이 점심 밥당을 하러 오셨는데 하영 샘이 호박전 부칠 재료를 손질해 가져오신 거예요. 처음에는 정해진 메뉴와 일이 있으니 생각지 못한 상황에 저희 반응이 좀 미적지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밥당 선생님들도 세 분이고, 이날은 명동스쿨 방학이기도 해서 조금 여유가 있었어요. 그래서 준비된 일이 끝나고 시간이 되면 호박전을 부쳐서 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호박전 싫어할 사람 없을 거라면서요. 그 모습에는 번거로움이나 귀찮음 같은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준비해 온 재료로 호박전을 부쳐서 모두 맛있게 먹을 생각에 그저 즐거운 모습만 있었지요. 세 분이 얼마나 오순도순 즐겁게 준비하시던지요.
저 역시 양배추나 상추를 준비할 때 즐거웠습니다. 사실 일을 덜어드리자는 마음보다 그 일이 재밌어서 더 했던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그랬으면서 왜 다른 선생님들은 고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했을까요? ‘수고’가 곧 ‘고생’은 아닌데 말이지요. ‘수고’가 ‘즐거움’이 되는 경험을 종종 하면서도 말이지요. 애당초 주방 매니저의 위치를 잘못 정하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참…,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드릴 말씀 없는 저라도 이번 주 도착한 선물에 고마움은 표하고 싶습니다!^^
6/29(월)

글공장에서 공부하시는 김미순샘이 직접 기른 가지와 노각을 선물해 주셨어요. 녹각은 또 오이하고는 다른 식감의 맛인데요, 곧 반찬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아샘이 샘실에서 막 딴 로메인 상추를 한 보따리 선물해 주셨습니다. 사실은 두 보따리~^^ 메뉴가 좀 부실하다 싶을 때도 상추가 있으면 왠지 풍성하게 느껴져요. 선생님들도 더 맛있게 드시는 것 같고 말이지요. 항상 감사합니다!

주희샘이 최근 큰일을 치르셨지요. 이 자리를 빌려 아버님의 명복과 위로를 다시 한번 전합니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대구까지 문상을 와준 친구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마음으로 위로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떡을 선물로 보내주셨어요. 저희의 마음이 조금은 선생님께 위안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몸도 마음도 잘 돌보시길요. 감사합니다!

글공장에서 공부하시는 이경희샘은 충주에서 오신다고 하세요. 직접 기른 오이를 충주에서부터 가져오셨네요. 얼마나 단단하고 싱싱하던지요. 일요일 점심에 오이탕탕이를 만들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6/30(화)

간디스쿨에서 공부하시는 해숙샘이 오이지를 한 상자 선물해 주셨습니다. 지난 번에도 오이지를 한 상자 보내주셔서 정말 잘 먹고 있었는데요~ 이제 거의 다 먹어가려고 하니 또 이렇게 한 상자를 보내셨습니다. 얼마나 든든한 밑반찬인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7/2(목)

경아샘이 샘실에서 기른 오이고추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샐러드로 내놓았지요. 싱싱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윤옥샘이 목초글 수업에 오시면서 급하게 상추만 직접 주방에 놓고 가셨어요. 다행히 수업 중간 시간에 시간을 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마음을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7/3(금)

사북도서관 샘들께서 앵두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복희씨가 전해주셨답니다. 요즘은 앵두를 실제 보고 맛보는 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여와씨가 밥당을 하시며 키친타올이 떨어진 것을 보시고는 키친타올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주방에서 정말 요긴하게 쓰이는데 선뜻 사게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더 반가운 선물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융희샘이 이번에는 열무와 근대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융희샘 덕분에 근대가 그렇게 맛있는 채소라는 걸 알았네요!^^ 이번에도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주로 택배로 보내주시는데 이번에는 옆집에 도착해 있는 걸 기윤샘이 찾아왔습니다.수고해 준 기윤샘에게도 감사!^^
7/4(토)

목초글에서 공부하시는 윤옥샘이 진미채를 이렇게 많이 선물해 주셨습니다. 지난 3월에도 진미채를 선물해 주셔서 정말 잘 먹었는데, 또 이렇게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토글에서 공부하시는 호현샘이 핸드 드라이어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감이당에 핸드 드라이어라니…, 뭔가 감이당이 첨단화(!^^)된 기분이에요~ 감사합니다!
7/5(일)

경아샘이 샘실에서 막 딴 로메인 상추, 양상추, 꽃상추 등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선생님 샘실 밭 덕분에 이런저런 채소들을 잘 먹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야스쿨에서 공부하시는 진숙샘이 셀러리와 양파를 선물해 주셨습니다. 샐러리는 텃밭에서 수확한 것이고, 양파는 이웃이 재배해 선물한 것을 가져오신 거라고 하셨어요. 샐러리 향이 정말 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날 반야스쿨 총평이 있던 날이라 식사도 못 하시고 계속 총평을 이어가셨는데 한 학기 잘 마무리하심을 축하합니다

토글에서 공부하시는 하영샘이 밥당을 하러 오시면서 김치와 가래떡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희수샘에게 “김치 없지 않아?” 하시며 살뜰히 물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없을 줄 알고 미리 챙겨 오신 거지요. 호박전뿐 아니라 정말 톡톡히 밥당 보시를 하고 가셨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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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에는 기윤샘과 상화샘이 주방과 3층 공부방에 실링팬을 설치했습니다. 더운 여름 공기를 순환시켜 좀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겠지요.
금요일에는 깨봉 선생님들 사이에 ‘바지보살’로 불리는 정소희 선생님이 바지와 치마를 두 보따리나 선물해 주셨습니다. 동대문에서 하의 판매를 하고 계시는데, 오랫동안 매년 이렇게 재고를 정리하면서 옷을 보내오곤 한다고 하세요~
옷을 정리하면서 그 양과 질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모든 게 보시이고,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걸 다시 생각하면서 집중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들로 골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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