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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백수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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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극락거사 작성일25-11-22 16:48 조회1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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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로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찮은 단세포 생물조차도 신진대사를 하려면 양분 섭취를 위해 ‘근로’를 해야 한다. 하물며 고등 생물인 인간은 어떠하랴. 물론 인간들 중에는 근로를 안 하거나 거의 안하고 살 수 있는 집단이 있다. 소수 지배 집단, 금수저 집단이 해당한다. 근데,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만큼 귀족 백수가 되는 것은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타고난 로또’ 당첨이라 운명 확률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여기 계신 분들이 ‘백수로 살자’라고 주장하는 것은 노동을 하지 말자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이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무책임하거나 의존적인 삶일 수 있다. 오히려 돈 벌려고 모든 노력과 시간을 탕진(?)하며 물질적 욕망과 탐욕에 찌든 삶 말고, 돈 보다는 세상의 이치를 탐구하고 벗과 어울리며 대안적 삶을 지향하자는 뜻이 아닐까 싶다.

물론, 청년 실업 증가와 양극화 심화로 ‘강요된 백수’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백수 예찬’은 다소 위안이 될 수 있겠지만,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현실에서 보게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초에 주류 집단은 꿈도 꾸지 못한 채 새벽 배송 알바나 공장 노동을 하거나, 대기업 회사원이나 공무원, 전문직을 꿈꾸며 수험 시간을 쪼개 편의점 알바를 하거나, 승진에 목을 매거나 해고나 명예 퇴직 명단에 들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미생’이나 ‘김부장’이 대부분일 것이다.

‘백수론’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얘기일 수 있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백수가 될 수 있는 물질적 여유와 조건이 갖춰지면 한량이 아닌 백수로 살기를 선택할 수 있을까? 아마 한국적 자본주의 현실에서 집단적 관성을 쉽게 이탈하지 못할 것이다. 근데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할까? 내가 볼 때 상당 부분은 삶에 대한 자기 철학이나 가치 있는 기준이 아닌, 주류 집단이 설정한 ‘기준’을 당연히 여기며 이를 따르려는 관성 때문에 그냥 그렇게 사는 게 아닌가 싶다. 근데, 그 기준이나 목표에 도달하면 또 모를까 대부분 주류에 진입하지 못한 채 실패(?)하는 것이 현실이고, 주류 집단에 속한들 얼마나 행복할지도 의문이다. 가식적이고 수단적이며 이해타산의 원리로 작동하는 인간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와 허영의 바벨탑을 쌓아야 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할까?

어차피 황금손이든, 흑수이든, 백수이든 중년이 지나면 인생 자체가 허무하겠지만, 한국적 성공 이데올로기와 가족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 하루 절반 이상을 직장 안에서 돈 때문에 엮인 인간들과 매 순간을 부대끼며 발버둥 치다가 60살이 너머 환갑을 맞으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겠나. 부모와 교사, 학교와 사회가 가라고 해서 갔고 다들 가는 길이기에 부지런히 따라갔더니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초라한 노인이 된 자신을 발견하면 얼마나 허무할까?

앞으로 1년이 지나 배낭을 메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탐험에 나서는 중년 백수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는 이유이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인생, 별 재미도 없었던 인생, 백수가 되는 거라도 성공했으면 좋겠다.

딱 1년만 더 벌자! 아...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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